[ESSAY] 새벽 첫 지하철의 역설
지하철 첫차를 가끔 이용합니다.
제한된 시간에 많은 것을 하고 싶은 욕심에 첫차를 타고 학원에 가서 출근전에 수업을 듣기도 하고, 새벽에 회사 근처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지하철 첫차는 새벽 5시
30분을 전후해서 출발합니다.
나만 일찍 일어나고 나만 타고 있을 것 같은 첫차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승강장에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나의 이런 착각은 사라져 버립니다.
지하철 첫차가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승객들은 지하철을 기다립니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는 사람도 있고, 책을 보며 공부를 하면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각자의 사연을 안고 사람들은 승강장에서 첫차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첫차가 도착하면 기다리던 사람들은 줄을 지어 지하철에 올라탑니다.
그리고 빈자리에 앉아 어디론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떠나갑니다.
장사를 하러 가는 사람들, 일거리를 찾아 가는 사람들, 제각각 갈 길을 찾아 갑니다.
가는 길은 달라도 모두 지하철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혼자만 어두운 밤인 것 같고, 혼자만 힘들게 지하철 첫차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첫차를 기다리며 알게 됩니다.
지하철 첫차는 새벽을 뚫고 아침을 향해 달려갑니다.
모두의 꿈을 싣고 희망을 향해 달려갑니다.
지금은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두운 새벽이지만 첫차를 타고 달려가면 조만간 태양이 떠오르고 아침이 밝아 올 것을
모두 믿고 있습니다.
지하철 첫차는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을 넘어 아침을 향해 사람들의 희망을 실어 나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