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03, 2020

[Own Poem] 미련 그리고 비애

미련 그리고 비애


내가 종이를 찢는 것은
종이를 아프게 하고자 함이 아니다.
그저 종이가 이제 필요 없기 때문이다.


필요 없어 버려질 폐지에 불과하지만
누군가에게 내 흔적이 남겨지는 것이 두려워
갈갈이 찢어 없애 버리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 의해 찢겨 지는 것은
누군가가 나를 괴롭히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저 내가 필요 없어졌을 뿐이라는 것을


필요 없는 사람은 그냥 버리면 그만인 것을,
이렇게 갈갈이 찢어 발겨 놓는 것은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기 때문이겠지!


더 망가지기 전에,
이름 모를 화장실에서 휴지로라도 쓰여질 수 있을 때
미련 없이 그리고 후회 없이, 뒤돌아 보지 말고 가야지!